안녕하세요.
오늘은 연말정산을 하다 생긴 일을 이야기해드릴게요.
저는 이번이 처음이었지만
연말정산을 여러 번 해보신 거래처 담당자 분들이라면
이런 경험이 몇 번 있으시지 않을까 예상해봅니다.
이 이야기를 하기 전
제가 세무와는 전혀 상관없던 시절을 회상해봅니다.
전에 있던 직장에서 연말정산을 진행한다고 했을 때의 이야기입니다.
인생 첫 연말정산.
직장 상사 분이 공유해주신 어떤 홈페이지를 들어가니
단계별로 어떤 정보들을 입력하게끔 되어 있었고
마지막 단계에서는 각종 서류를 PDF로 첨부해달라고 하더군요.
저는 당시 연말정산을 왜 해야 하는지도 몰랐고
어떤 서류가 필요한지는 더더욱 몰랐습니다.
당연히(?) 서류를 첨부하지 않고 단계를 마무리했던 기억이 납니다.
(심지어 제가 환급인지 납부인지 지금도 모릅니다.)
당연히 회사나 세무사무소로부터 따로 연락이 오지도 않았구요.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저와 같은 직원 분들이 꽤 많지 않을까…
아무튼, 오늘 있었던 일은
직원이 대략 스무 명 정도 있던 거래처에서 생긴 일입니다.
넘어온 자료를 확인해보니 조금 어지럽더라구요.
1.
연말정산 간소화 자료는 보내주시지 않고 등본만 보내주신 분들도 계시고
2.
등본과 연말정산 간소화 자료를 친절하게 직접 인쇄하신 후 스캔하셔서 하나의 PDF로 변환해서 보내주신 분들도 계시고
3.
각종 서류의 중요한 정보들, 예를 들면 주민등록번호 뒷 자리와 같은 부분을 별표시(*)로 보내주신 분들도 계셨습니다.
제대로 보내주신 분이 손에 꼽힐 정도.
파일을 열어보고선 이걸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작업을 해야할지,
어떻게 구분해서 다시 자료를 요청드려야 할지,
만약 다시 요청했을 때 제대로 보내주실 수는 있을지.
솔직히 막막하더라구요.
내일 해야지 마음 먹고 넘겼다가
헬스장을 다녀와서 잠깐 야근을 하는데
왜일까, 아까 말씀드린 예전 제 상황이 떠올랐어요.
아무것도 몰라서 자료를 아무것도 올릴 수 없었던 그 상황.
‘그 때와 똑같은 상황을 만들 순 없다.’
어떻게든 다시 요청을 해서
연말정산을 할 때는 어떤 서류를 어떻게 보내야 하는지
그분들이 스스로 공부하실 수 있도록!
하루라도 빨리 요청하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자료들을 검토하고 코멘트를 남기고 퇴근했습니다.
세무대리인의 책임 중에는 애매한 영역들이 걸쳐 있는 것 같습니다.
의무가 아닌 부분들이요.
오늘 같이 고객들을 교육시키려는(?) 마음가짐도 그런 부분이 아닐까 싶어요.
제대로 알고, 많이 알고,
그것도 중요하지만
알고 있는 걸 상대에게 전달하려고 하는 마음도 중요한 것 같습니다.
여러모로 이번 연말정산은 기대한 것만큼
많은 것들을 배우고, 또 자극 받는 것 같아
기분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