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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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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가 되는 길

안녕하세요.
오늘은 유독 정신 없는 날이었습니다.
업무가 많아서는 아니었구요.
어제부터 열심히 계획한 하루가 아침부터 틀어졌습니다.
내일이 공휴일이라서 조금 더 여유롭길 바랐던 마음도 있었습니다.
조급하게 시간에 쫓기며 일하고 싶지 않았거든요.
마감일 전에 미리미리 업무를 마무리하는 3월이 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싶었던 오늘이었습니다.
일그러짐의 시작은 다름아닌 폐업 부가세 신고였습니다.
1월에 정기 부가세 신고를 진행하다가 폐업을 한다고 말씀하신 거래처 대표님이 계셨어요.
폐업 부가세는 2월 초에 다시 이야기하자고 말씀드렸는데
깜빡 잊고 있다가 오늘 마린이 말씀해주신 덕분에 기억이 났네요.
부리나케 홈택스에 들어가 폐업일을 확인해보니 1월 22일.
2월 25일까지 폐업 부가세 신고를 했어야 했던 겁니다.
다행히 1월 한 달 간 매출이 발생하지 않아서 매입에 대한 환급 신고만 하면 됐습니다.
하지만 명백한 제 실수이다보니 오전은 누락에 대해 자책하는 시간이었네요.
마음을 다잡고 오후에는 맡겨진 업무에 집중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유독 오늘따라 수정할 신고서들이 많이 보이네요.
과거의 실수들이라 그러려니 하며 다시는 안 그러기로 다짐하면 될텐데,
오전의 타격 때문일까요.
스스로에 대한 실수가 더 크게 느껴집니다.
이런 마음 상태일수록 실수가 더 쉽게 나올 수 있다는 걸 알았기에
존과 마린에게 속도를 맡기고 제가 하는 업무에는 정확성에 더 신경을 썼습니다.
(생각해보니 속도를 낼 수 없는 상황으로 받은 스트레스도 있었던 것 같네요.)
그러다보니 다른 업무들에도 그런 마음들이 드러나고
아마 주변에도 영향을 미쳤을 거라고 생각이 들어요.
아무쪼록 쉽지 않은 하루였습니다.
지금까지 근무한 날들 중 아마 제일 힘들었던 시간이 아니었나 싶을 정도네요.
집에 돌아오는 길에 최대한 업무에 대한 생각을 안 하려고 노력했지만
역시나 쉽지 않습니다.
여러 요인들이 뒤섞여서 명확하게 딱 하나의 원인을 찾기도 어렵네요.
그럼에도 한 가지 결론을 내린 건,
어차피 언젠가 이런 날이 반드시 올 수밖에 없었다.
그 날이 오늘이다.
이렇게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좀 뻔뻔하게 보일 수도 있겠습니다만
어쩌겠습니까.
이미 일어난 일들이고 잘 수습하긴 했습니다.
앞으로 이런 일들이 일어나지 않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고,
그럼에도 다시 실수는 발생할 겁니다.
저는 완벽하지 않으니까요.
그냥 그런 대로 받아들이며 일하는 마음가짐도 필요함을 느낍니다.
유독 저는 제 업무 중 실수에 대해 관대하지 못한 것 같은데,
언젠가는 인정해야 할 부분이니까요.
아마 제게 필요한 성장은 그런 부분이 아닐까 싶어요.
청년들에서 마음가짐, 그릇이 성장할 수 있다면 참 좋겠습니다.
나중에 제 실수를 스스로 즐길 정도면 남들에게 고수가 됐다고 이야기해도 괜찮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