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라는 조직은 필연적으로 전쟁이라는 괴물과 공생한다. 괴물이 없다면 괴물을 상대할 무기도 등장하지 않았다. 니체는 심연을 들여다 볼 때는 조심하라고 했다. 심연을 들여다보는 동안 그도 나를 들여다보고 있다. 그런데 이 괴물은 참 특이하다. 평소에는 영원히 나타나지 않을 것처럼 사라져있다가 눈 깜짝할 새에 내 뒷목을 잡는다. 미처 쳐다볼 엄두조차 나지 않을 정도로 말이다. 괴물이 그 무엇보다도 끔찍하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고 있다. 아니, 알고있다고 믿는다. 아니, 들었을 뿐이다. 사실은 괴물이 있는지 없는지도 잘모르겠다. 그저 꾸며낸 이야기가 아닐까 빌어본 소망이 어느덧 주류가 되었다. 괴물이 없다면 무기도 없다.
리더십이란 조직구성원에게 특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다. 군대든 종교든 리더십은 필요하다. 보이지 않는 위협에 미리 준비하라는 외침과 기도가 하늘에 닿는다면 구원이 올까. 아니다. 그들의 마음에 닿아야 일승일부다. 닿지 않았다면 매전필패다. 수준의 차이일뿐 어디를 가나 고민은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