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모셨던 대대장 중에는 엄격한 지휘로 소문난 분이 2명 있었다. 한분은 내가 최전방GOP 소대장 시절에 모셨던 모셨던분이고, 한 분은 중대장 시절에 모셨던 분이다. 두 분 모두 군인으로서 해야하고 지켜야할 것들에 아주 엄격했다. 특히 임무수행능력에 있어서는 반드시 지휘관이 만족하는 수준까지 끌어올려야했다. 실제로는 만족하지 못하셨을거다. 리더의 수준이 조직의 수준을 좌우하는 것이기에 두 분 모두 대대의 능력을 한층 끌어올렸고 좋은 성과를 내기도 했다.그러나 그러나 두 분에게는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 바로 진심과 공감이다.
내가 최전방에서 모셨던 대대장님은 엄격하게 부하들을 다루었지만 사소한 부분에서까지 부하들에게 신경쓰는 모습을 보이며 인간적으로도 다가가려고 했다. 반면 내가 중대장 때 모신 대대장님은 간부들만 편성된 부대임에도 불구하고 부하들에게 '성과내기에 혈안된 지휘관'으로 이미지가 잡혀서 모두가 인간적으로 싫어했다. 나도 처음 중대장을 한지 1년까지는 지휘관을 진심으로 존경하고 따랐으나 부하들에 원하는 것을 전혀 챙겨주지 않고 보여주기에만 몰두하는 모습을 보고서 마음에서 멀어졌다. 채찍과 당근을 적절히 사용하는 것이 기본이겠으나 채찍은 열심히 휘두르고 당근이 아닌 감자껍질을 내밀면서 따르라 하니 마음에서부터 멀어졌다. 한마디로 자기 사람을 못 챙기는 리더였다.
똑같이 엄격했고, 성과지향적이었으나 사람을 진심으로 대하냐 도구로써 대하냐에서 큰 차이가 생겼다. 값진 경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