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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을 많이 줄여주는 곳이 잘하는 세무사무소?

고객과 상담을 하다 보면 가장 많이 듣는 질문과 요청이 있다. 

질문은 ”세금 얼마나 줄여줄 수 있나요?”이고
요청은 ”세무조사 절대 나오지 않게 해주세요”이다.
그런데 그런 일들이 세무사 입장에서는 가장 곤혹스럽다. 고객이 낼 세금을 합법적인 범위 내에서 어떻게든 줄여줘야 하는데, 고객이 만족하는 수준은 합법의 범위를 넘는 경우도 많다. 게다가 세무조사의 위험도 줄여야 하니 그야말로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일’이다.
세무사들끼리 하는 이야기이지만, 세무사들은 개인적으로 정말 친한 사람들에게는 세금을 조금씩 더 낼 것을 추천한다. 실제로 고객들에게 세금을 조금 더 내라고 하면 싫어하기 때문에 차마 그런 이야기를 하지는 않지만, 친인척들에게는 세금을 약간씩 더 내라고 조언하는 경우가 많다. 
왜냐하면 그렇게 하는 것이 안전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해야 사업을 지속적으로, 안정적으로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국세청은 다 알고 있다.

예전처럼 대책 없이 탈세하기에는 국세청 데이터베이스 시스템이 너무 많이 발달했다. 국세청 데이터에는 개인이 신용카드를 얼마 썼는지, 외제 차를 샀는지, 해외여행은 몇 차례나 다녀왔는 지 등등의 자료가 모두 들어 있다. 당연히 아파트나 상가라도 구입하는 날에는 어김없이 그 정보가 국세청으로 들어간다.
예전에는 국세청에서 사업자들이 신고한 소득과 재산 내역만 비교했지만, 요즘에는 미국의 분석 시스템을 받아들여 신고한 소득과 지출 및 재산을 합한 금액과 비교한다. 즉, 내가 과거에 신고한 소득 금액과  쓴 돈(신용카드등의 지출내역과 재산 내역의 합계액)을 비교해 소득보다 쓴 돈이 더 많으면 옐로카드(소명 안내문)나 레드카드(세무조사)를 보내는 것이다.
이처럼 ‘지출’이라는 변수가 새롭게 추가됨으로 인해 원천적으로 탈세가 더욱 어렵게 되었다. 국세청 시스템이 급속히 발달했기 때문에 어설프게 소득을 누락하다가는 언젠가는 더 큰 화를 입게 된다. ‘걸리면 그때 내지’ 정도로 쉽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업종에 따라 다르겠지만, 현금 매출이 많은 업종의 경우, 세금 1억 원 아끼려다가 나중에 세금에 과태료까지 더해져 2억~3억 원이 추징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특히 현금영수증 의무발행 업종의 경우에는 과태료 금액이 상당하다. 세금에 과태로에 몇억 원이나 되는 돈을 갑자기 지출하다 보면 사업의 존립 자체가 위태로워진다.
그러니 ‘차라리 미리 세금을 조금 더 내라’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그러면 세무조사를 받을 위험도 줄고, 행여 세무조사를 받더라도 추징되는 금액이 현저히 적을 것이다. 사업을 시작할 때 세무사와의 상담을 거쳐, 본인의 입장을 분명히 정해놓을 필요가 있다. 
무작정 세금을 줄여 달라고 세무사에게 요구할 수도 있다. 세무사마다 다르지만, 만약 한 명의 고객이라도 아쉬운 세무사라면 고객의 요구를 어떻게든 들어줄 것이다.
그러나 내가 추천하는 방법은 다르다. 무조건 세금을 줄여 달라고 세무사에게 요구하는 대신, 조언을 구하기를 권한다. 사업을 안정적으로 성장시키려면 세무를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보는 것이다. 이런 요구가 세무사 입장에서는 훨씬 해결하기 힘들다. 무턱대고 세금을 줄이는 것만큼 쉬운 게 없다. 
반면 안정적으로 세금을 관리하는 것은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가는 일이다. 그래도 나는 가능하면 이 방법을 추천한다. 사업 초기에는 매출이 얼마 되지 않아 세금신고에 신경도 쓰지 않다가, 갑자기 매출이 증가한 뒤 큰 화를 입는 경우를 많이 봤다. 과거 습관대로 소득을 누락했다가 그 금액이 점점 커져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게 되는 것이다. 
그때까지 제대로 신고한 소득이 없기 때문에 부동산을 사고 싶어도 살 수 없다. 자녀들에게 물려주고 싶어도 추징될 세금이 무서워 물려줄 수도 없고, 외제 차를 사기도 무섭다. 물론 해외여행도 마음대로 갈 수가 없다. 혹 떼려다 집채만 한 혹을 더 붙인 셈이다.
이제는 어느 정도 소득이 있으면 안정적으로 세금을 관리하는 것이 훨씬 더 현명한 선택이라는 사실을 명심하자. 국세청 데이터에는 나도 모르는 나에 관한 정보가 매일 쌓이고 있다. 지금까지 소득을 많이 누락했는데 세무조사를 받지 않았다면, 그것은 몰라서가 아니라 우선순위에서 밀려 국세청에서 알면서도 나오지 않은 것이다.
과거에 비해 매년 세무 공무원의 수가 크게 늘고 있다. 탈세를 일삼는 납세자의 목을 점점 조이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추세는 정권이 바뀌어도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사회에서 점점 복지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추가 세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세금신고는 첫 단추가 중요하다. 한 번 단추를 잘못 꿰면 나중에 바로잡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한 번 탈세하면 어쩔 수 없이 계속 탈세하게 되는 경우도 많다. 지금처럼 국세청 시스템이 매년 업그레이드되는 시대에는 ‘예전에는 아무 문제 없었는데’라는 생각이 가장 위험하다.
최근, 지난 수십 년간 아무 문제 없이 넘어갔던 이슈들에 대해 세무서에서 소명하라고 공문을 보내는 경우가 수도 없이 많다. 그래서 실무를 담당하는 세무사들도 많이 당황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과도기이기 때문에 한동안 이런 혼란 이 지속되리라 생각한다.
나는 사업을 처음 시작하는 이들에게 “반드시 세무사와 사전 상담을 통해 처음부터 세금신고에 대한 의식을 일정 수준 높이라”고 조언한다. 사업을 오랫동안 하면서 의도적으로, 또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세금을 누락한 사업자들도 국세청의 발전된 시스템에 맞추어 세금신고를 하길 추천한다. 그게 대한민국에서 사업을 성공적으로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대책 없는 탈세에는 탈출구가 없다는 사실을 기억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