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상급 지휘관이 부대에 방문하면 참 많은 일이 일어난다. 그동안 해놓지 않았던 것도 정상화되고 아무 문제가 없으며 오히려 아름답고 깨끗한 부대가 된다. 그 순간뿐이어도 말이다. 지금까지 군생활을 하면서 이른바 '잘보이기'를 위해 들인 노력이 8할이지 않을까싶다. 지휘관 방문의 순기능이라면 순기능이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평소의 모습으로 돌아간다는 것이지만 사실 지휘관도 그정도쯤은 다 알고있다. 다만 자신도 그저 가야해서 왔을뿐이거나 '이렇게라도 해야 너희들이 움직이겠지'라는 생각이다. 서로가 서로의 생각과 의도를 '말하지 않아도' 헤아린다. 그러나 표면적으로는 드러내지 않는 연극이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