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사무실의 직원들은 왜 야근을 할까?
세무업은 홀수 달 그리고 상반기 위주로 업무가 몰려있어 바쁘다.(체감상 5월 > 3월 > 1월 > 7월, 그 외는 so so~)
당연히 처리해야 할 업무가 많으니 야근을 할 가능성이 크다. 표면적으로 야근은 정해진 업무시간 내에서 업무 수행이 불가하여 부득이하게 발생하는 것이다. 그런데 특이한 점이 있다.
1. 야근을 하는 회사는 야근을 하고 야근을 안 하는 사무실은 안 한다. (대부분 야근이 발생한다.)
2. 업력이 오래되고 경력직들이 많은 사무실은 야근을 덜 한다. 그에 반해 개업 초기의 사무실은 야근을 많이 한다.
차이가 나는 원인을 생각해 보았다.
개업 초기의 사무실은 당연히 오너인 세무사도 실무를 보는 직원들도 경험이 부족할 경우가 많고 배워가는 과정일 가능성이 높다. 업무능숙도 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오너 또는 관리자의 업무진행관리 능력이다. 모두 미숙하기 때문에 생산성이 낮을 수밖에 없고 정해진 업무시간 내 업무수행을 하는 것이 어려워진다.
세무일정이 상반기 그리고 홀수 달에 몰려있다. 으레 직원들도 이 시기는 바쁜 것으로 알고 있고 하반기는 나름 여유를 가진다. 결과적으로 업무수행도 신고 시즌이 되어서야 진행되는 경우 업무밀도의 집중으로 인해 야근을 하게 된다.
예전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업무환경의 큰 개선은 없을 것이라고 단정지어버린다. 야근을 줄이기 위한 어떠한 시도도 일상의 '변화'로 다가오고 본능적으로 '위험'이라 인지한다. 그들에게는 힘들어도 그냥 가만 놔두는 것이 도와주는 것일 수 있다. 개선을 위해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것 자체가 '어려움'이다. 이것은 관리자가 섣불리 개선책을 가져왔다가 되려 일이 가중되는 상황이 반복될수록 직원들의 방어적인 태도는 강화된다.
개업 초기 사무실은 당연히 신규유입거래처의 비중이 높을 수밖에 없다. 고객 또한 사업 초보자이기 때문에 세무사무실과 세무업무를 진행하는 것이 낯설고 이해도가 떨어지는 것도 당연하다. 그래서 고객 관리 측면에서도 에너지가 많이 소비된다. 또한, 세무관리를 위해서는 기본적인 인적사항부터 세무대리인으로서 수임동의 및 관리환경을 조성해야 하며 업체의 특성을 파악해나가야 하기 때문에 이 또한 시간과 에너지가 소비된다.
예전에는 단순히 부가세, 소득세, 법인세 신고만 하면 되었다. 그리고 매월 원천세(인건비)신고가 이루어졌다. 하지만 최근에는 인건비 관련하여 간이지급명세서등 업무의 종류가 늘어났으며 세무가 아닌 노무상담이 직원들의 주 업무가 되었다. 물론 과거에 비하여 수기자료보다 전산자료 비중이 높아져 업무의 효율이 높아지기는 했지만 기존에 없던 업무가 추가로 늘어나서 오히려 업무에 투입되는 시간은 늘어나게 되었다.
물론 내가 분석한 야근의 이유가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나 역시 경험과 생각이 아직 부족하다. 그리고 각각의 상황이 내 사무실과 다를 수 있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나는 야근의 원인을 정의했고 원인을 해결하여 야근이 없앨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 앞으로 고민해 보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