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위에 고기가 있다 선홍빛 고기
그 고기는 심연에 가려진듯 모호하다
블러드다이아인지 썰려진한덩이 고기인지
구덩이
유아기시절 기억이 가끔 올라온다
연무읍사무소 마당을 걷던 유아기의 나는
예측하지못한 구덩이에 한쪽발을 딛고
몸의 균형이 무너지듯 기우는 느낌을 받았다
통제할수없는육신
이 감정이 싱크로나이징 됐던 때가 있다
2013년 대전 큰할머니 상갓집.
유아기때 채운면 배꽃마을에 가면 늘 친절하셨던 큰할머니의 장례식장에서
몸이 기우는 느낌이 정확히 재현되었다
모든 인간은 연결되어있는 것이다
몸이 기우는 이유는 그것에 있음을 알았다
차마 다 파악할수없는 볼수없는 구덩이들의 세계
끊임없이 구덩이를 살펴보고 작업으로 고하는 일
작가의 일이다